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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겐 낯설고, 마케터에겐 어려운 마케팅 솔루션들…’그레이 존(어느 영역에 속하는지 불분명한 부분)’을 채우는 것이 허들러스의 역할이죠”

유성민 허들러스 대표가 아직은 낮은 데이터 활용도를 지적하며,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데이터 공백이 있는 곳에서 활약하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다.

유성민 허들러스 대표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떠오르던 2016년, 마케팅 대행사에서 초기 멤버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개발사의 CMO(최고마케팅책임자)를 지내며 마케터와 개발자 측면의 어려움을 모두 겪었다. 이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연결고리로써 창업한 것이 허들러스다.

허들러스는 △디지털 마케팅 툴 온보딩(세팅 및 설계) △데이터 컨설팅 △교육 등 세 축으로 비즈니스에 필요한 데이터 분석을 돕는 그로스 해킹 파트너를 표방하는 회사다. 삼성전자C랩·AI양재허브·데이터스타즈 등과도 협업해 테크 기반의 데이터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솔루션 설치만 하고 끝? “데이터 활용 방안까지 고민해야”

2022년 4월 설립된 스타트업임에도 최근 구글 애널리틱스를 중심으로 많은 연락을 받고 있다는 것이 유성민 대표의 설명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데이터 분석 툴인 구글애널리틱스가 7월부터 유니버셜(UA) 버전에서 GA4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GA4는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를 모두 수집해 모바일 사이트 방문과 앱 내 전환을 비롯한 고객 여정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게 한다. 다만 7월 1일부터 기존 UA 속성은 더이상 신규 조회를 처리하지 않게 되며, GA4에서 새로운 데이터를 쌓아나갈 수 있다.

그 밖에도 유성민 대표는 △콘텐츠스퀘어 △앰플리튜드 △믹스패널 △에어브릿지 △앱스플라이어 △브레이즈 △메이크대시 등 시중에 나온 다양한 국내외 툴들을 고객사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온보딩(신규 업무에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문화 등을 안내·교육하는 과정)하는 것을 돕고 있다.

허들러스와 같은 기업이 필요한 이유는 마케팅 실무자가 솔루션들을 설치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는 ‘택소노미’를 짜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구독 기반의 SaaS가 많아지면서 솔루션 자체 비용과 더불어 설치 비용까지 추가로 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마저도 설치 및 세팅에만 끝나거나, 질의응답을 받는 데 2주 정도의 오랜 기간이 걸리기도 하는 외국계 회사들도 있다.

특히 유성민 대표는 “허들러스는 기존 솔루션 구축 회사와는 다른 ‘콘텐츠가 있는 회사’라고 할 수 있다”며 “솔루션 구축에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이 걸리는데, 이 안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적재하고 활용할 지 아이디어를 내는 컨설팅을 하는 작업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터에 기술성을 더한 CSM(customer success manager)와 개발자에 해설 능력을 더한  TSM(technical support manager) 두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성민 대표는 “현재 GA4로 전환한 회사들은 전체의 30%도 안되는 듯하다. 전 세계에서 쓰는 툴이라고 하지만 그간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한 곳은 많지 않아 GA4로 전환되는 이 시점에도 전환 속도가 느리고, 심각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며 “그로스 컨설팅 서비스를 제대로 시스템화해서 비즈니스 단계별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허들러스의 목표”라고 말했다.

허들러스 유성민 대표

유성민 허들러스 대표. (사진=허들러스)

다음은 유성민 허들러스 대표와의 일문일답.

Q. 현재 고객사들의 비중이 궁금하다.

A. 매출 비율로 보면 대기업이 20%, 중소기업 30%, 스타트업 50% 정도다. 쇼핑엔티와 SPC 온일장몰처럼 업력이 오래되고 개발력도 있는 대기업부터 1인 개인 쇼핑몰 사업자까지 모두 맡고 있다.

Q. 허들러스의 강점은?

A. 컨설팅 노하우다.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적재되더라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신 분들은 데이터를 읽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가령 A라는 이용자가 사이트에 한 번 들어올 때마다 사용자 수와 세션이 1로 찍힌다. 장바구니에 담기까지 하면 장바구니 이벤트 횟수도 1이 된다. 그런데 이 A가 다음날에 들어왔으면 사용자 수는 여전히 1인 반면, 세션 수는 2, 장바구니 이벤트 수 또한 1이다. 컨설팅은 말 그대로 질의를 작성하고 그 질의에 대한 답변이나 활용 방법을 안내하는데, 아예 고객사마다 커스텀 커리큘럼(맞춤 교육 과정)을 만들어 주는 경우도 있다.

Q. 기억에 남는 고객사가 있다면?

A. ‘보라 포탈’과 같이 블록체인, NFT 다양한 신사업과 플랫폼, SaaS 솔루션 등 다양한 곳으로부터 연락이 와 신기하다. 특히 DGB 캐피탈의 경우 금융 서비스인 만큼 보안이 엄격해 GA4를 설치하는 데 애를 먹었다. 고객들의 행동 흐름, 대출 신청 과정에 대한 경로 분석 등 보고자 하는 부분이 독특하고 다양해 재미있게 대시보드 설계 작업을 진행했다.

쇼핑엔티에서는 정말 만족스러웠다는 피드백을 주어 감사한 사례다. ‘허들러스의 결과 보고서를 따로 검수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부에 보고했을 정도’라고 전달받았다.

Q. 구축이 잘 됐다는 것은 어떻게 판단하나?

A. 코드로 작업만 했던 개발자가 봤을 때 어떻게 효율적으로 진행될 지가 쭉 나온다고 한다. 예를 들어서 구글 태그 매니저에 코드를 하나 넣어두면 버튼을 누를 때마다 디버그 뷰(Debug view)에서 볼 수 있게끔 한다. 검수를 빨리 할 수 있게 되니 효율적이다.

Q. 대기업의 경우 자체 인력이 있는데 외주 업무를 맡기는 이유가 뭔가?

A.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돼 있어서 상황 파악 자체가 안 되는 경우, 생각보다 개발 조직 자체가 없는 곳도 많다. 특히 GA 같은 마케팅 솔루션의 경우 개발자가 보기에는 낯설 수 있다. 실제 플랫폼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에도 힘든데, 마케팅까지 할 수가 없는 거다. 개발자는 낯설고 마케터는 어려운, 그 공백을 채우는 ‘틈새 시장’을 노린 것이다.

Q. 교육 프로그램은 주로 어떤 직군을 대상으로 하나?

A. B2B로 본다면 마케터가 절반 정도로 가장 많이 듣고, 쇼핑몰 MD나 UX디자이너, 개발자들도 대상이 되곤 한다. 최근 LG유플러스에서도 총 14회차에 걸쳐 강의를 진행했는데, 비대면 화상 강의를 한 번 하고 난 뒤 호응을 얻어 확대돼 진행됐다.

Q. 현재 UA에서 GA4로 전환한 정도를 어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는가?

A. 아직 30%도 안될 것 같다. GA4가 지금도 거의 2주마다 새로운 기능들을 업데이트하고 있어 선제적으로 대응한 기업들도 아직 완벽하게 세팅됐다고 보긴 어렵다. GA가 전 세계에서 제일 널리 쓰인다고 하지만 여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데이터 활용을 잘 못했기 때문에 전환에 대한 심각성을 못 느끼고, 그래서 전환 속도가 느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Q. 현재 주목하고 있는 업계 변화가 있다면?

A. GA4와 함께 빅쿼리(BiqQuery)와 루커스튜디오(Looker Studio)를 활용해 구글 생태계에 최적화할 수 있도록 소개하려고 한다. 많은 툴들이 있지만 비용이나 스타트업 생태계 면에서 기초적으로 쓸 수 있는 툴이기 때문이다.

Q. 허들러스의 향후 목표가 궁금하다

A. 그로스 컨설팅 서비스를 제대로 시스템화하고 싶다. 그로스 해킹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방법론으로 정의는 되고 있지만, 첫 시작부터 데이터를 기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장 조사부터 페르소나(기업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목표 고객의 유형)를 정의하고, 충성 고객으로까지 만드는 풀(full) 컨설팅 서비스를 해 보고 싶다.

출처 : 블로터(https://www.bloter.net), 유다정 기자, 2023.06.16